때는 바야흐로 1995년 12월29일.....
그때 즈음의 난, 2학년을 마치고 목 내놓고 군대갈 날을 대기하고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성적표가 나오기 전에 떠야한다는 생각에 잠못이루던 시절....
친구들도 그때쯤에 군대를 가서리 허구헌날 술이었지요.....
대학 2년동안 미팅,소개팅 합쳐서 5번정도밖에 안했고
2학년때는 써클 회장질한다고 여자라고는 써클여자밖에 몰랐습니다.
그러다 졸업하신, 저보다 10학번이나 높으신 선배님께서 소개팅 한번 하라고 해서
"예,알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약속날짜를 잡았습니다.
그 시절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아니지 맨날 술먹고 12시가 넘어야 일어났으니..
하여간 일어나자마자 하는일이 병무청 ARS로 입대날짜가 나왔나 알아보는 거 였습니다.
1995년 12월29일 그날도 여느때와 같이 병무청의 다이얼을 돌렸습니다.
헉...그런데 그날은 그 전날까지 나왔던 멘트와 다른 멘트가 나왔습니다.
"주민등록번호 741129-1xxxxxx 오승환님은
1996년 2월1일 육군 제2훈련소로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물론 다 준비하고 있던 일이지만 막상 그 말을 듣고 나니 조금은 심란해 지더군요...
그리고 방바닥에 붙어서 뒹굴고 있는데 선배님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오늘 7시 여의도 CoCo's에서 만나라고...
영장까지 받았는데 소개팅이고 뭐고 다 귀찮았지만 높으신 선배님의 말씀인지라
거역하지 못하고 나갔습니다...
기대없이 하는 소개팅이라 별 부담은 없었습니다.....
약속시간에 맞춰 코코스에 도착했는데 삐삐(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죠?^^)가 오더군요...
일때문에 좀 늦을꺼같다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려서 9시에 오더군요......
나도 참 한심한 놈이지..어케 두시간을 기다렸을까요??
간단하게 인사하고 뭐 이런저런 얘기하고,
얘기라고 해봤자 그녀가 얘기하고 난 그저 맞장구정도 쳐주는게 전부였지요...
영화를 좋아한다기에 담엔 영화나 보자고 했고, 좋다고 하더군요.
그런 자리에선 늘상있는 인사성 멘트라고 생각했지요..
한시간정도의 짧은 만남을 가지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다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왜냐면 난 이제 속세에서 떠날 사람이니까요...